전성권 발행인

📖 태권검도 철학 세미나 이후—
도장은 이전보다 뜨거운 숨으로 가득했다.
“선배, 또 왔습니다!”
“지도자 과정 접수하려고 왔어요!”
강지훈은
늘어나는 문의 전화에 정신이 없었다.
윤서우도
온라인 교육 플랫폼 개발을 쉬지 않았다.
박종태는
새로 합류한 수련생들을 맡아
진심을 쏟고 있었다.
모두가 앞으로만 향하고 있는 그때,
마루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대한○○체육회]
태권검도 명칭 사용 관련
“정식 무도와 혼용 우려로 명칭 변경 권고”
지훈의 눈이 커졌다.
“…또예요?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서우가 조용히 말했다.
“흔들리라는 의도죠.
우리가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요.”
마루는 말없이
칼날을 바라보듯 공문을 바라보았다.
“이름을 바꾸면 어떠냐”
이 질문은
기술이 아닌 철학을 건드렸다.
그날 밤,
도장 불은 꺼졌지만
세 사람은 검(劍)을 내려놓지 못했다.
“형, 이 이름…
우리가 처음 검을 들었던 이유잖아요.”
지훈의 목소리는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
“태권도에서 길을 배웠고,
검도에서 정신을 배웠죠.”
서우가 덧붙였다.
“태권검도는 그 길과 정신이 하나 되는 이름이에요.”
박종태가 조용히 말했다.
“관장님, 저는요…
이 이름을 배우러 온 겁니다.
바꾸면… 저는 태검을 잃는 것 같아요.”
마루는
세 사람의 눈을 차례로 바라보며 고개를 들었다.
“…우리는 이 이름을 지킨다.”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는다.”
말 끝에
검(劍)이 딱 하고 도장 바닥에 박혔다.
그 소리가 선언이었다.
며칠 후.
마루는 정장을 입고
관공서 민원실 문을 밀어 열었다.
“저희 이름은 단순한 ‘조합 명사’가 아닙니다.”
책상 위에 놓인 서류엔
태권검도 철학 보고서
기술 차별성 해설서
교육 프로그램 인증 근거자료
전국 지도자 지원 명단
깨끗이 정렬돼 있었다.
담당 직원이 고개를 들었다.
“…이 정도면
심사위원회도 가볍게 보기 어렵겠습니다.”
마루는 정중히 고개 숙였다.
태권검도(跆拳劍道)
이것은 혼이 담긴 이름이다.
그 이름은
누구의 허락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켜온 시간과
흘린 땀으로 쌓아 올린 길이었다.
────────────────────────
태권검도(跆拳劍道)의 이름을 향한
외부의 견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
검(劍) 앞에 서는 사람들의 선택이
앞으로의 길을 결정하게 된다.
✍ 제19화. 검(劍)은 함께 들 때 진짜 길이 된다
— 혼자가 아닌, 동료와 함께 세우는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