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권 발행

🌟 도장 마당에 이른 아침 햇살이 흘러들었다.
밤새 비가 내려 바닥에는 미세한 수분이 반짝였고,
그 반짝임이 마루의 검끝에도 묻어 있는 듯 보였다.
어제 치른 첩대기 시험의 여운은 아직 마루의 몸에 남아 있었다.
팔은 무거웠고, 손바닥의 물집은 타오르는 듯 아팠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은 단단했다.
― 검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다.
✨ 그 진실을 깨닫는 순간,
마루의 내면엔 어제와는 다른 조용한 힘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때, 도장 문이 열리며 지훈이 들어왔다.
그의 표정은 평소보다 어둡고 복잡해 보였다.
“마루.”
지훈은 잠시 말을 고르듯 입술을 깨물었다.
“난… 네가 어제 검을 휘두르는 걸 보고 부러웠어.”
마루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지훈은 늘 강하고 흔들림 없는 친구였다.
그런 지훈의 목소리에 미묘한 떨림이 스쳤다.
“왜?”
마루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훈은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누군가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
그게 생기면 더 단단해져야 하는데,
나는 요즘… 흔들리는 것 같아.”
그의 말 속엔
책임과 두려움, 아직 제대로 다잡지 못한 감정들이 엉켜 있었다.
마루는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 지훈이 요즘 노은을 바라보는 눈빛은
누가 봐도 선명했다.
하지만 그 감정이 깊어질수록
지훈은 자신의 약함을 더 선명하게 마주해야 했다.
“지훈.”
마루가 말했다.
“검은 누군가를 지키기 전에
먼저 자기 마음부터 지킬 수 있어야 해.”
지훈은 고개를 든 채 마루를 바라봤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도장 밖에서 누군가 조용히 걸어왔다.
노은이었다.
그녀는 책을 품에 안고 들어오며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잠시 살폈다.
그리고 마루에게 말했다.
“오늘… 예정된 훈련 있어?
사범님께서 아침에 부르시던데?”
마루와 지훈은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았다.
노은의 얼굴은 평온했지만
어디선가 결심 같은 것이 느껴졌다.
“노은, 너 괜찮아?”
지훈이 물었다.
노은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괜찮아.
어제 마루가 시험 치르는 걸 보고…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검을 마주해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녀의 목소리는 잔잔했지만 확실했다.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결정이었다.
🌬️ 그 순간,
용식 사범이 도장 안쪽에서 천천히 걸어나왔다.
“셋 다 왔구나.”
그의 눈빛은 예리했지만 따뜻했다.
“오늘부터…
‘마음의 무게’를 다루는 훈련을 한다.”
지훈이 고개를 들었다.
“마음의… 무게요?”
용식 사범은 천천히 검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검 끝은 가볍다.
하지만 그 검을 드는 마음은 무겁다.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
검은 언젠가 너희를 배반할 것이다.”
🌄 마루는 숨을 깊게 들이켰다.
지훈은 손을 꽉 쥐었다.
노은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세 사람은
각자의 마음을 마주하는 또 하나의 문턱 앞에 서 있었다.
어제보다 더 깊고,
내일보다 더 필요한 훈련이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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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
📜 제6화. 마음을 다잡는 자만이 길을 넓힌다
지훈은 자신의 불안과 싸우게 되고,
노은은 새로운 수련을 시작하며 마음의 중심을 배운다.
그리고 마루는 ‘두 번째 관문’에서
예상치 못한 시련과 마주한다.
검은 몸으로 휘두르지만, 진짜 휘두르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이다. 마음이 흔들리면 검도 흔들리고, 마음이 단단하면 검은 철처럼 고요해진다. 오늘, 마루는 두 번째 성장의 문턱에 선다. 그리고 지훈과 노은 역시 각자의 그림자와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