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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화. 바람이 스승을 데려오다

— 검은 기술보다 먼저, 사람의 마음을 선택한다.


해질녘의 성주 들판은
언제나 금빛이었다.
노을이 조금씩 낮은 언덕을 삼키며
하루의 끝과 내일의 시작이
조용히 서로를 건네는 시간.

전마루는
그 시간이 좋았다.
몸은 약했지만
마음이 먼저 세상과 맞닿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날도 마루는
뒷산 언덕까지 천천히 올랐다.
바람이 볼을 스치고,
풀잎이 마루의 종아리를 간질였다.

그런데—
저 멀리 나무 아래에서
낯익은 기척이 다시 들렸다.

‘퍽— 퍽—’

마루는 숨을 멈춘 채,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소나무에 걸린 마대 포대를 향해
한 남자가 혼신의 힘으로 발을 뻗고 있었다.


강용식.
이 동네에서 유일하게
검을 배웠고 태권도를 깊이 수련한 형.

그의 움직임은
단순히 무술이 아니었다.
잡념을 베고,
고독을 밀어내고,
마음을 다스리는 기도 같았다.

마루는 말없이 앉아 바라보았다.
어린 소년의 가슴에서
설명할 수 없는 뜨거움이 꿈틀거렸다.


그때—
용식이 몸을 돌리며
마루를 발견했다.

“…또 왔냐?”

마루는 움찔했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용식은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넘기며
마루 쪽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왜 숨도 못 쉬면서 여길 오냐?”

마루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형이… 멋있어서요.”

잠시 바람이 멈췄다.
소나무 앞, 노을 아래, 조용한 언덕에
두 사람만이 서 있었다.


마루는 또박또박 말했다.

“저도…
저도 형처럼…
검을… 휘둘러 보고 싶어요.”

용식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그 말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소년의 목소리엔
간절함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오래된 어린 시절이 겹쳐 보였다.

“…그래.”
용식이 말했다.
“하지만 검은 장난이 아니다.”

마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용식이 뒤돌아서며 덧붙였다.

“내일, 해 질 때 여기 와라.”

그 말은
누군가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마루는 가슴이 뛰어올라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


🌬️  그러나 그날 밤, 바람은 또 다른 인연을 데려왔다.

저녁 산책을 나왔던
한 소년이 뒷산 초입에서 마루를 불렀다.

“야, 전마루!”

부드럽지만 묵직한 목소리.
아버지가 지역 공무원이라
단정한 성격을 가진 소년.


한지훈.

“너 요즘 왜 혼자만 다녀?
무슨 일 생겼냐?”

마루는 조금 망설이다 말했다.

“지훈아…
나, 검 배우기로 했어.”

지훈의 눈이 커졌다.

“검?
네가?
야… 그거 진짜 멋있다.”

놀라기도 했지만
지훈의 얼굴엔
어쩐지 흐뭇한 미소가 비쳤다.


지훈은 마루 옆에 서며
조용히 말했다.

“힘들겠지만…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훈의 격려는
마루의 마음을 한결 더 뜨겁게 만들었다.


🌄  그리고 다음날, 운명은 또 한걸음 더 다가왔다.

“여기… 맞지?”

뒷산 계단 아래에서
큰 가방을 멘 소년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이밀었다.


서도현.

언제나 기계 조립을 좋아하고
무엇이든 집중하면 밤새 파고드는 성격의 소년.

“마루 형이 검 배우러 온다길래…
나도 한번 배워보고 싶어서요.”


셋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한 자리에 모였다.

푸른 하늘 아래,
바람은 셋을 연결해주듯
조용히 불어왔다.


⚔️  그렇게 마루의 첫 수련이 시작됐다.

노을빛은 붉었고,
바람은 서늘했으며,
소년들의 눈빛은
어쩐지 뜨거웠다.

강용식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소년들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검은 힘보다 마음이 먼저다.
마음을 움직이면
검은 자연히 따라온다.”

그 말은
세 소년에게 평생 남을 가르침이 되었다.


그날,
마루의 인생은
새로운 길 위에 놓였다.

그리고 한지훈과 서도현,
두 친구의 인생도
조용히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앞으로 그들의 검은
누군가를 베기 위한 검이 아니라,
누군가를 지키는 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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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 be continued…
다음 화,
마루는 용식 형과 함께 본격적인 기본기를 배우기 시작하고,
지훈과 도현도 서로의 강점을 발견하며
새로운 ‘삼검지애’의 씨앗이 움트기 시작한다.

📖  제3화. 검을 들겠다면, 마음부터 단련하라
— 몸보다 먼저 성장하는 것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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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11-17 09: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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